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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오륜서 _ 미야모토 무사시

by Ocean 크루저 2021. 12. 22.

제 1자. 땅의 장

 

무릇 병법이라 함은 무사가 익혀야 할 기술을 뜻한다. 병사를 통솔하는 무장은 병법을 숙지해야 전쟁에서 결단을 내릴 수 있고, 부하 역시 병법을 이해해야 무장이 이끌고자 하는 방향을 알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병법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고 있는 무사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또한 '도'라는 것은 이 세상 모든 것을 넘어서는 지고지상의 방법이다. 세간에는 무수히 많은 도가 있다. 사람을 구제하는 불교와 도교의 도가 있고, 학습과 사람 됨됨이를 중시하는 유교의 도가 있다. 이 외에도 의학자의 도, 다도(茶道), 활쏘기의 도 등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도가 있다. 사람들은 이 무수히 많은 도 가운데서 자신에게 잘 맞는 도를 선택해 학습하며 실천하고 있다.

무릇 무사의 도란 무예라는 기본 바탕 위에 학문을 더하여 '무(武)'와 '문(文)'을 두루 겸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천부적인 자질이 없다 하더라도 이 두 가지를 갖추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여 내공을 쌓아 나간다면 어느 누구든지 최고의 경지에 오를 수 있다. 백골불굴의 담대함,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는 무사의 기본 정신이라 일컬어진다. 그러나 무사만이 이 정신을 실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평범한 아낙, 농부, 승려와 같은 보통 사람들 역시 충성을 다하고 치욕을 씻고자 죽음을 불사한다. 하지만 분명 다른 점은 있다. 무사가 행하는 도의 근본은 '승리'를 얻는 데 있다. 일 대 일의 결투이건 군대가 동원되는 큰 규모의 교전이건 임금과 개인의 영예는 늘 함께 묶여 있으며, 반드시 승리를 거두는 것이 최대의 목적이 된다. 따라서 병법의 도란 '승리를 이끌어내는 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타인과의 대결은 피하기 어려운 법이지만, 실용적인 면에서 따지자면 병법의 도는 그 어떠한 대결에도 적용할 수 있는 도여야 하다. 그러고 보면 병법은 무사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세상 모든 계층의 사람들에게 유용하다.

 

-> 적 혹은 경쟁자와 대결을 피할 수 없다. 세계 1등을 유지하는 삼성 휴대폰은 중국 저가폰에 언제고 1등의 자리를 내놓을지 모른다. 그들이 펼쳐는 마케팅과 신기술개발은 먹고 먹히는 적자생존의 법칙이 적용되고 있다.

 

병법이란

 

예로부터 중국과 일본에서는 병법에 정통한 사람들을 병법가라 부르며 존경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오늘날 무예를 갈고 닦는 사람들 대부분은 단순히 검술을 연마할 뿐이고 병법의 심오함에는 전혀 안는 바가 없는 듯하다.

 

-> 눈앞의 기술향상 및 매출증대에만 급급하고 미래의 먹거리를 위한 경쟁자들과의 전략을 등한시 하는 경우가 많다.

 

병법가라 불리는 사람들 역시 대부분 그저 검술에만 능한 검객이기 때문에 진정한 병법가라 칭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최근 히타치 지방의 가시마와 가토리 신사의 승려들이 몇몇 도장을 만들고 천지신명으로부터 전수받았다는 그들의 교츼를 전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최근에 들어와서야 생긴 현상이다.

고대 병법 중 '10능', '7기'는 검술을 연마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검술은 일종의 무예 기술일 뿐 '도'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무예는 대결에서 승리를 이끌어내는 방법이기 때문에 일정한 장소에서 매우 구체적으로 응용되고, 따라서 병법의 가장초기 단계이자 경험의 누적에 불과하다.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무예는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친숙해졌지만 병법의 연구와 전수되는 내용들은 대부분 기술 위주이다. 이제는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무예를 습득하고자 하는 성급함마저 만연되어 있는데 이는 진정한 병법의 도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이대로 지속된다면 병법수련에 큰 허점이 생길 것이고, 이를 베우는 사람들이 병법의 진의를 오해하게 될 것이다. 옛말에 '정교하지 못한 법이 외려 화를 일으킨다'고 하였다. 병법을 학습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마음에 새겨야 할 말이다.

 

-> 확실하지 않는 정보를 동료나 동업자에게 전달할 경우, 결과적으로 큰 손실이나 프로젝트를 수정해야 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이러함은 금전이나 사람관계나 모두 틀어지기 마련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는 농/상/사/공의 네 가지 길이 있다.

첫째. 농(農)의 길이란 기상 조건과 사계절의 변화를 유심히 관찰하여 해가 뜨면 일하고, 해가 지면 휴식을 취하며 논밭을 경작하는 것이다. 이를 잘해야만 풍성하게 수확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상(商)의 길이란 한미디로 최대한의 이윤을 꾀하는 행위다. 술을 빚어 파는 사람의 예를 들어보자. 우선 술을 빚은 재료들을 모은 다음 좋은 술을 빚어야만 원하는 가격에 술을 팔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술의 맛이 떨어진다면 가격을 내릴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상인의 관삼은 온통 좋은 술을 빚는 방법에 집중되어 있을 것이다.

셋째. 사(士)의 길이란 무사로서 각종 무기들의 특성을 익혀 정교한 무기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것이다. 만약 무사가 무기를 잘 다루지 못하면서 무사의 도에 대해 논한다면, 그것은 농사일을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이렇다 할 체험없이 파종과 수확에 대해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말에 논리는 있을지라도 결국은 공론으로 끝이 난다.

넷째. 공(工)의 길이란 도면을 그리고 각종 공구의 사용법을 익히는 등의 기술을 숙련시켜 나가는 과정이다.

일일이 열거하고 보니 이 네 가지 분야에서 일정한 위치에 도달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농/상/사/공의 네 가지 도는 세상의 모든 도를 포함하고 있다. 병법의 도 역시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목수가 집을 짓는 것에 비유해 병법의 도를 설명하고자 한다. 

 

-> 모든 분야에서의 최고 전문가는 그 분야의 병법(살아남거나 더불어 사는 행위)에서도 최고라 본다. 기술직으로 최고가 되는 경영자도 있고, 전문경영인으로 출발하여 미래창조의 기술혁신을 주도하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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